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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GTX1080 Ti를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이전에 쓰던 GTX1070이 벌써 (사실 3년이나 됐지만) 퇴역할 때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나온 게임들을 풀옵으로 실행하기가 굉장히 힘들더군요. 이러한 배경에는 제 모니터의 해상도가 QHD인 점도 한 몫 했을 거지만요.

그러나 구매의 기쁨도 잠시 그래픽 카드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중고 거래라서 구매자에게 따질 수도 없고 참 막막했는데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비정상적인 발열
    • 오버클럭을 하지 않은 순정 상태에서 팬을 최대로 돌려도 80도가 넘는 온도가 나옵니다.
  • 낮은 성능
    • GTX1080 Ti는 비레퍼라면 적어도 순정 상태에서 파스 점수가 29000점은 되어야 하는데 (심지어 고급 모델은 30000점이나 되는데!) 제껀 27800점 정도로 아주 아주 낮은 성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게임할 때 체감이 확 됩니다. (처음에는 PCIe x4 슬롯에 꽂은 줄만 알았습니다.)
  • 게임 크래시
    • 게임이 튕깁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예고도 없이. 로그도 남지 않고 튕기는 것을 보니 아주 이상합니다. (게임이 잘못인 줄 알고 온갖 뻘짓을 다 해보았습니다.)
  • BSOD (블루스크린)
    • 심지어는 윈도우가 죽어버립니다. 원인이 되는 파일이 n--dx-- 로 시작하는 것을 보니 그래픽 카드 문제임이 틀림없었습니다.
  • 오버클럭 불가 (당연하지만)
    • 이 상황에서 오버를 하면 성능이 약간 오르긴 하는데 전체 시스템이 매우 불안정해집니다. 3DMark를 돌리는 도중 튕기거나, 시작도 하기 전에 튕깁니다.

저는 웬만한 컴퓨터 부품은 중고로 사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이유는 전자 제품은 오래 쓰거나 막 쓴다고 해서 성능이 감소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채굴과 같은 매우 힘든 작업을 24/7로 돌린다면 소자나 칩셋들이 힘들어하긴 하겠지만, CPU의 경우만 해도 수명이 20년 내외라고 하니 사실 1-2년 빡쎄게 굴려도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CPU나 VGA에만 해당하며, SSD 같은 경우는 실제로 소자의 수명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수명이 있는 부품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VGA는 성능 저하를 아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쿨러가 잘 돌긴 하는 건가 눈으로 확인도 해보고, 끼웠다 빼보기도 했지만 계속해서 게임과 윈도우는 죽어나갔습니다. 슬슬 판매자에 대한 증오를 느끼고 있던 찰나에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봤습니다.

  • 윈도우 업데이트
    • 재설치는 하기 싫어서 꼼수를 부려봤습니다. Windows 10 1903 업데이트가 나온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어서, 업데이트를 진행해 보았으나 해결은 안됐습니다.
  • 드라이버 재설치
    • 소용 없었습니다. ㅠㅠ
  • 팬 속도 증가
    • 그래픽 드라이버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로 팬 속도를 증가시켜 보았으나,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조치들을 취해봤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면전 (윈도우 재설치) 에 돌입하기 이전에 좀 더 고급스러운 방법들을 시도해봤습니다.

  • 드라이버 클린 설치
    • DDU를 이용해 드라이버를 아주 말끔히 밀고, 재설치해봤습니다.
  • BIOS 업데이트
    • 새로운 BIOS 버전이 나왔길래 업데이트 해주었습니다.
  • 가상 해상도 제거
    • 저는 QHD가 지원되는 모니터를 씁니다만, 오래된 모델이라 HDMI를 이용하면 최대 출력이 FHD로 제한됩니다. 그래서 꼼수를 이용하여 해상도를 늘려놓은 상태인데 이게 문제가 되나 싶어 엔비디아 제어판을 이용해 해상도를 다시 설정해주었습니다.
  • GPU 모니터링 프로그램 업데이트
    • 저는 GPU 모니터링 할 때 GPU-Z를 쓰는데요. 구버전에서 BSOD를 일으킨다는 글을 보고 냉큼 업데이트했습니다.
  •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설정 변경
    • 전원 모드를 “최고 성능 선호” 로 변경해주었습니다.

이후 3DMark를 다시 돌려봤는데, 거의 29000점에 육박하는 점수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온도도 80도에서 쭉 내려와 70도를 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신감에 차서 오버클럭도 해보았는데 무난히 잘 들어가더군요! 결국 파스 30000점, 온도 70도 내외에서 안정화에 성공했습니다.

아마 위의 솔루션들 중 드라이버 클린 설치가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떤 솔루션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주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실 그래픽 카드가 엄청 뿔딱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A/S를 보내야 하나… 라는 슬픈 생각도 들긴 했지만, 사실 카드에는 문제가 없었고 사용자가 문제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게임도 윈도우도 문제가 없었…)

저와 비슷한 문제로 고통받고 계실지도 모르는 수많은 여러분을 위해 이 글을 남깁니다. 그래픽 카드가 말썽을 부린다면 꼭 드라이버 클린 설치 해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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